관리 안 한 태양광,
20년 못 씁니다
억 단위로 설비를 넣으신 분들은 대부분 20년을 보고 계산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그 20년은 설치하면 자동으로 따라오는 기간이 아닙니다.
패널에 쌓이는 오염에는 두 종류가 있고, 이 둘은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하나는 씻으면 돌아오고, 하나는 씻어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비 오면 씻기는 거 아닌가요?
일부는 씻깁니다. 문제는 안 씻기는 쪽입니다.
패널 전체에 얇게 앉은 흙먼지는 비에 씻겨 내려갑니다. 이런 오염은 발전량을 떨어뜨리지만 세척하면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손해가 남지 않습니다.
문제는 한 자리에 굳어버린 오염입니다.
- 새 배설물 — 산성 성분이라 굳으면 물로 지워지지 않고 모듈을 부식시킵니다.
- 공장·산업단지의 철가루와 기름때 — 비에 씻기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확인되는 가장 나쁜 조건입니다.
- 낙엽, 축분, 눌어붙은 분진
오염 종류별로 어떻게 다른지, 우리 현장이 어느 쪽인지는 오염 판별 편에 정리했습니다.
비가 아무리 와도 이런 오염은 그대로 남습니다. 그래서 발전량이 계속 떨어지는 것입니다.
한 자리에 굳은 오염이 왜 위험한가요?
그 지점이 발전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열을 내는 저항체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 1 | 오염이 한 자리를 덮어 그 셀에만 빛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
| 2 | 그 셀이 전기를 만들지 못하고, 옆 셀들이 만든 전류를 막는 저항이 됩니다. |
| 3 | 막힌 전류가 그 지점에서 열로 바뀝니다. 이것을 핫스팟이라고 합니다. |
| 4 |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모듈 유리면이 갈색으로 변합니다. |
마지막 단계가 핵심입니다. 갈변된 유리는 씻어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 부분의 발전 능력은 그대로 사라집니다.
국제 기술자료는 핫스팟이 오랜 시간 존재하면 모듈 유리면의 갈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술합니다.
즉 오염이 손상으로 바뀌는 데 필요한 조건은 시간 하나뿐입니다. 오늘 생긴 자국은 씻으면 그만이지만, 2~3년 방치된 자리는 이미 손상이 시작됐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눈으로 보고 판단하면 되지 않나요?
핫스팟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겉에서 보면 조금 지저분한 패널일 뿐입니다. 열이 오르고 있는지, 어느 셀이 저항체가 됐는지는 표면만 봐서는 알 수 없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로만 보입니다. 온도 차이를 색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열이 몰린 지점이 주변과 다른 색으로 즉시 드러납니다.
그래서 판단 순서가 이렇게 됩니다.
씻을지 말지를 정하기 전에, 지금 어떤 상태인지부터 봐야 합니다.
다만 열점이 없다고 해서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열화상이 가르는 것은 급한지 아닌지가 아니라 무엇이 문제인지입니다.
| 열점 없음 | 아직 손상은 없습니다. 그러나 오염이 굳어 있다면 발전량은 이미 떨어져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오염이 고착된 패널에서 발전 효율이 10~15% 이상 낮아진 사례가 확인됩니다. 이 구간은 세척으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
| 열점 있음 | 손상이 진행 중입니다. 더 두면 세척으로도 돌아오지 않는 영역으로 들어갑니다. |
현장에서 확인된 사례이며 오염 정도·설비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수치는 총 하락폭이고, 세척으로 회복되는 것은 그중 오염으로 인한 손실분입니다.
즉 둘 다 조치가 필요하고, 차이는 되돌릴 수 있느냐입니다.
청소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
한 가지만 계산해 보시면 됩니다.
설비에 얼마를 쓰셨습니까. 몇 년 보고 넣으신 것입니까.
억 단위 설비를 20년 쓴다는 전제로 회수 계획을 짜셨을 겁니다. 관리를 하지 않아 중간에 모듈을 교체하게 되면 그 계획의 전제가 무너집니다. 아낀 것은 세척비이고, 잃은 것은 회수 기간입니다.
세척비가 비싼지 싼지는 0원과 비교하면 언제나 비쌉니다. 비교 대상을 바꿔서 보셔야 합니다.
화재 위험은 어떻습니까?
국내 태양광 화재의 원인은 대부분 전기 설비 쪽입니다.
소방청 자료 기준 2019년부터 2023년 7월까지 태양광 시설 화재 375건 가운데 전기적 요인이 292건(77%)이며, 전선 불량과 노후·접촉 불량 등이 지목됩니다.
패널 오염이 화재의 주된 원인이라고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핫스팟은 그 지점의 온도를 올리는 현상이고 방치할 이유는 없습니다. 발전량과 모듈 수명 관점에서 관리하시면 됩니다.
얼마나 자주 봐야 하나요?
현장에 따라 다릅니다. 오염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축사 | 공장 · 산업단지 | 임야 |
|---|---|---|
| 흙먼지 · 분진 · 축분 | 철가루 · 기름때 | 흙먼지 · 낙엽 · 조류 |
| 2년 | 1~2년 | 2~3년 |
권장 주기이며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2년 넘게 손대지 않으셨다면, 세척보다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정리
- 얇게 쌓인 먼지는 발전량 문제입니다. 씻으면 돌아옵니다.
- 한 자리에 굳은 오염은 손상 문제입니다. 핫스팟을 만들고, 오래 두면 갈변으로 남습니다.
- 핫스팟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고 열화상으로만 확인됩니다.
- 그래서 씻을지 정하기 전에 상태부터 봐야 합니다.
현장 진단과 열화상 점검은 무료입니다. 보시고 필요 없다 싶으면 안 하셔도 됩니다.
깨끗하면 깨끗하다고 말씀드립니다.
평일 09:00~18:00
※ 본 진단은 참고용이며, 전기안전관리법상 법정 검사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출처 — 핫스팟의 형성과 모듈 갈변: Hot spot (photovoltaics), Wikipedia · 태양광 시설 화재 통계: 소방청 자료(전기신문 2023-09-30 보도) · 조류 배설물의 산성 부식: 한국일보 2021-08-12